2009년 05월 16일
하고싶은 공부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하던 시절(그러니깐 대략 십여년 전쯤), 나는 그저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논리체계가 재미있었다. 그런것들이 수학적 논리체계라는 것은 나중에야(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알게되었고, 수학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가 어느순간엔가 막연하게 OS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당시 나는 너무 어렸고, 내 주변엔 함께 고민할 친구가 없었다. 주변에 그러한 것들을 물어볼만한 사람도 없었다. 요즘에야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학원들이 많은 듯 하지만 그 시절, 특히 내가 자란 섬동네는 그런게 있을리가 없다(물론 '학원'이란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은 반감을 가지고 있으므로 있었어도 안갔을 거 같다). 덕분에 나는 모든것을 혼자 고민해야 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열정적이었는지 모른다.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는 나만의 고민, 나만의 세계. 많은 친구들이 쉬는 시간마다 축구니 뭐니 하겠다며 운동장으로 뛰어나갈 때도 난 사색하듯 문제를 고민하고, 혼자 즐거워했다.
여튼 나의 관심은 어린시절부터 쭈욱 OS에 있었다. 물론 지금도 OS에 대한(주로 리눅스 커널)에 대한 관심은 여가시간을 보내는 취미생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전보다는 관심의 폭이 넓어져서, 이젠 대체 내가 무엇에 관심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다행인 것은, 취미를 잃어서 무엇에도 재미가 없는건 아니라는 것.
어떨 때에는 AI가,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가상화 기술이, 또 언제는 무엇이 됐든 코딩을 하고 무엇인가를 한다는거 자체가 즐겁다. 그리고 한 때 관심을 가졌던 시스템 보안에 관한 것들도 간혹 떠올라 마음속을 혼란하게 만든다. 누군가는 이런말을 한다. 다 재밌으면 좋은거 아니냐고. 그래, 다 재미없어 무엇을 할 지 길이 안보이는거 보다는 백만배 천만배 낫다. 그러나 명백한 사실은 내 자신이 결코 이 모든걸 잘할 수 있을만한 역량은 못된다는 것이고, 이 모든것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결국 어느 하나 제대로 하는것이 없을 거라는 것이다.
그럼 난 무엇을 해야할까. 당장에 쉬운 결론은 지금 하고있는 일을 계속 하는것. 분명히 재밌고 즐거운 일을 하고있으니 인생이 권태롭지는 않을거다. 그러나, 내가 마음에 담아둔 여러 다른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있을 것만 같다.
전부터 유학을 가고 박사과정을 하는 것에 대해 도전적이었고,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과연 내가 하고싶은 것이, 하고싶은 일이 그것일까, 고민이다. 어쩌면 진정 나에게 맞는, 나를 정말로 즐겁게 해 줄 그 일은 박사는 할 수 없는(뭐든 불가능할 것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역할이 다르므로) 그런 일일지도 모른다.
글쎄... 내 길은 어디에 있는걸까...
# by | 2009/05/16 22:05 | I think...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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